흥국생명發 유동성 우려 지나갔나…코리안리·ABL생명 조달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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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2. 오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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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성증권 최대 3700억원 규모 발행 예고…시장 경색 이후 첫 공모
금융지주는 '오버부킹' 성공…한화생명 영구채 10억달러 차환 등 관심
ⓒ News1 DB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코리안리재보험과 ABL생명보험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통해 최대 3700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번복 사태 이후 관련 보험사 조달이 중단되면서 유동성 우려를 키웠다. 이번 발행 결과에 따라 보험사 조달 여건 해빙 여부가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2500억원 수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5년 만기 콜옵션을 설정한 채권을 준비하고 있으며, 확정이자율은 수요예측을 통해 발행예정일에 공개된다.

ABL생명도 10년 만기, 5년 콜옵션을 설정한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1200억원, 금리는 6.50%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3월 둘째 주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15일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레고사태'에 따른 채권시장 투자 심리 위축과 흥국생명의 5억달러(약 5571억원)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결정 이후로 보험사 유동성 우려가 불거졌다.

자본성증권은 5년 콜옵션을 통해 조기 상환하는 것이 시장 관례다. 금융사들은 새롭게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차환하는 형태로 콜옵션을 이행한다. 흥국생명 이후 많은 보험사가 차환 발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후 IBK연금보험, 푸본현대생명 등이 사모형태로 소규모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에 나섰지만, 공모로 대규모 조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에는 NH농협생명의 2500억원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의 경우도 NH농협금융지주가 이를 인수하는 등 지주사가 계열사에 자금 지원에 나선 형태에 그쳤다.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재개하는 건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달 17일 진행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신고금액의 3.17배 수요를 받는 등 흥행에 성공했었다. 이달 1일 우리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신고금액의 3.74배 수요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코리안리와 ABL생명의 조달 결과에 따라 보험사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 여부도 점쳐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오는 4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을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보험도 같은 달 10억달러(약 1조25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흥국생명 사태 당시 시장 경색에 자본성증권 발행 금리가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말도 있었다"며 "지금도 금리가 낮은 건 아니지만, 시장 수요가 확인된 만큼 향후 기존 방식대로 차환에 나설 보험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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