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넘는 중기대출 1년새 10배…"금리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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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0. 오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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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잔액 237조 폭증

중소기업단체 "높은 이자에 경영 고통"


최근 1년 새 중소기업 고금리 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권이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합뉴스
지난해 5% 이상 고금리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고환율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28.8%로 2013년(38.0%) 이후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9.6배로 커진 것이다. 코로나 전인 2019년 8.6%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3.5%로 뚝 떨어진 데 이어 2021년 3.0%로 소폭 더 떨어졌다가 지난해 30%에 육박하게 폭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1월엔 83.8%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92.3%)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할 지경에 이르렀다.

고금리 대출 비중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지난해 1월 5.4%에서 11월 83.8%까지 폭증했다가 12월에는 77.3%로 약간 줄어든 상태다.

반면에 저금리인 금리 3% 미만 대출 비중은 2021년 60.9%에서 지난해 11.9%로 대폭 축소됐다.

이는 중소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다.

전체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도 지난해 12월 5.7%로 1년 전(3.37%)보다 1.7배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수치는 2012년 6월(5.81%)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다.

지난해 말 현재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953조40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해 236조7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액은 2019년 47조3000억원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에 87조9000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21년에도 81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67조원 늘어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코로나 이전보다는 여전히 크다.

이에 금융권이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중소·소상공인은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에 따른 경영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금융권의 고통 분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그런데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 달성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3823억원으로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권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를 즉시 인하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의견을 수렴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고 금융권이 성실히 이행하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리부담 완화 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상생 금융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은행의 1조원이 넘는 성과급 지급에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져 허탈한 심정"이라며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대책 역시 실제 재원은 7800억원 수준으로 지금 가장 절실한 금리인하와는 동떨어진 대책이라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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