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작년 상반기 성과급만 2억∼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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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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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4대 지주사
금리 상승 따른 “호실적” 내세워
상반기 최고 급여 7억7400만원

‘돈 잔치’ 논란에 휩싸인 금융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점검을 받는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성과급으로만 1인당 2억~3억원씩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사람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다. 손 회장은 기본급 4억2500만원에 상여금 3억4900만원을 더해 총 7억7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급여가 2021년 급여 총액(11억1200만원)의 70%에 육박한다. 기본급은 2500만원(4억→4억25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상여금이 1억9400만원(1억5500만→3억4900만원) 껑충 뛴 결과다.

2위는 6억5000만원을 받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다. 윤 회장은 기본급 4억5000만원에 상여금 2억원을 받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기본급 2억3200만원에 성과급 3억3800만원을 더해 총 5억7000만원을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급여 총액이 5억원에 못 미쳐 공시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2021년 기본급(8억3700만원)의 절반인 4억18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2021년에도 상여금 없이 기본급만 받았다.

회장에게 수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한 KB·하나·우리금융은 그 근거로 호실적을 꼽았다. KB금융은 2021년 그룹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점과 KB국민은행 여신 잔액이 295조원에서 319조원으로 7.9% 성장한 점을 주된 성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그룹 순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우리금융은 사상 최대 그룹 순익 달성을 각각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이런 호실적은 대부분 시중 금리 상승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당국의 성과급 점검 당위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 12조5000억원 증가한다. 통상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빠르게 올라 이 중 상당 부분은 금융사 이익에 먼저 반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하나·우리금융이 회장 성과급 지급 근거로 꼽은 순익 증가와 ROE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에, 여신 잔액 성장은 최근 몇 년 새 이어졌던 부동산 시장 활황에 각각 기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첫 번째 점검 대상으로 임원 성과급을 꼽은 상황이다.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상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일반 직원 성과급 책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임원 성과급 지급 기준을 손봐 금융사가 급여 체계 전반을 바꾸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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