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율 일제히 '뚝'…대출 문턱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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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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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대銀 평균 2.8%P↓
여신 리스크 관리는 '숙제'
은행 가계대출 이미지.ⓒ연합뉴스
[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보유 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이하 예대율)이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 확대에는 제동이 걸린 반면, 예금과 적금에 돈이 몰리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올해 초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계속되는 금융시장의 불안과 그에 따른 여신 리스크 관리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6.4%로 전년 말 대비 2.8%포인트(p) 낮아졌다.

예대율은 보유한 예금과 비교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도입한 지표다. 예금보다 대출이 많아져 예대율이 100%가 넘으면 은행은 추가 대출을 제한받게 된다.

은행별로 봐도 흐름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우선 신한은행의 예대율이 95.8%로 같은 기간 대비 3.3%p 하락하면서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역시 96.0%로, 하나은행은 96.8%로 각각 2.6%p와 2.4%p씩 해당 수치가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예대율도 97.1%로 3.1%p 낮아졌다.

4대 은행 예대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은행 예대율이 낮아진 건 그 만큼 예·적금의 증가세가 대출보다 가팔라서다. 조사 대상 은행들의 수신 잔액은 1538조7730억원으로 7.0%(100조4543억원)나 확대됐다. 원화 대출이 1148조921억원으로 3.9%(42조7272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높아진 금리의 영향이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은 커진 반면, 예·적금 이자의 메리트는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예대율에 여유가 생기면서 은행권이 올해 들어 대출 확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 국내 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3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대출 태도를 완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해당 설문조사는 신용위험과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대출 확대에 따른 리스크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들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45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가계 신용위험이 44로, 2003년 3분기(44) 이후 1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 42나 됐다.

한은은 "가계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차주의 재무 건전성 저하와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기업 신용위험도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수익성 악화와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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