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보험 부담 한숨 돌렸지만…당국 압박에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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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고금리 특판 경쟁 '부메랑'
금감원 외부검증 TF 발족도 '걱정'
ⓒ픽사베이
[데일리안 = 김재은 기자] 생명보험사가 저축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향후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쌓는 책임준비금 부담을 9조 가량 덜며 숨통이 트였다.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육성에 힘을 쏟은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기습적인 유동성 위기로 저축보험 경쟁이 일며 어깨는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을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압박감도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생보사 저축보험 책임준비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32조4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조6631억원) 줄어들었다. 책임준비금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서 일정액을 적립시킨 돈이다.

회사별로는 농협생명이 2조 가량 줄였다. 41조9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6%(1조9876억원) 감소했다. 이어 신한라이프도 22조7474억원으로 6.2%(1조4909억원) 줄어들었다. 교보생명 또한 36조3232억원으로 2.6%(9726억원) 줄였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책임준비금이 줄어든 것은 올해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를 준비하며 저축성보험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IFRS17가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맞춰 고객에게 환급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IFRS17에서 수입이 아닌 부채로 인식된다. 실제로 저축성보험 보유 건수는 1260만건으로 1년 전 대비 75만건 가량 줄어들었다.

덕분에 잠시 부담을 덜었지만 지난해 연말 유동성 위기가 갑작스레 찾아오며 생보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저축보험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동양생명과 KDB생명은 5.95%의 고금리를 내세운 저축성보험 특판을 진행했다. 퇴직연금 머니무브와 10년전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의 만기로 인해 당장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생보사들은 다시 책임준비금을 쌓기 위해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금감원이 보험사 책임준비금 외부검증 개선 공동작업반(TF)을 구성하면서 건전성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산출방식이 복잡해지는 만큼 책임준비금 산출 결과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서 TF를 발족했다.

계리법인, 회계법인, 보험업계 등으로 구성된 TF는 첫 회의에서 책임준비금 검증 중요성 증대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충실한 검증이 수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먼저 책임준비금 외부검증 실효성 제고를 위한 자율규제 개선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체제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초부터 유동성에 대한 위기가 해소되면서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다만 작년 말 판매한 저축보험에 대한 대비는 충실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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