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잘못했다가 2.6억 날렸다”…요즘 판치는 ‘딸내미 톡’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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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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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최근 전화보다 카톡 피해 많아


[사진 이미지 = 연합뉴스]
A씨는 딸의 메신저 계정으로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어요”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 상대는 “휴대폰 보험을 신청해야 하는데 엄마 명의로 대신 진행 좀 해줘”라며 URL 링크를 전송했다.

A씨가 이 링크를 클릭하자 원격조종 앱이 휴대전화에 자동 설치됐다. A씨는 이후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촬영하고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딸이 급하다고 재촉하는 바람에 의심할 겨를도 없이 지시대로 따라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잠시 후 A씨의 은행계좌에서 무려 2억6700만원이 인출됐다.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원격조종 앱을 이용해 A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은행 앱에 접속해 잔액을 모두 이체한 것이다.

이 같이 최근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을 통한 ‘메신저피싱’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휴대폰 파손 상황 등을 알리면서 악성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탈취, 통장에 있는 돈을 빼가거나 카드 결제나 대출 등을 하는 수법을 취한다.

21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총 22만 7126건으로, 피해액은 1조 60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더욱이 올해 1월 한 달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만도 843건, 피해액은 35억원이었다.

5년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출빙자가 13만 1427건(57.9%·99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메신저피싱(지인사칭)이 7만 7655건(34.2%·2849억원), 기관사칭 1만 8044건(7.9%·3799억원) 순이다.

특이한 점은 대출빙자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급감하고 있는데 반해 최근에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피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메신저피싱이 전체 보이스피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피해건수 기준으로 2018년 14%(9607건), 2019년 11%(8306건), 2020년 34%(8921건), 2021년 85%(2만 5287건), 2022년 89%(2만 5534건)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피해액 역시 2018년 5%(216억원), 2019년 5%(342억원), 2020년 16%(373억원), 2021년 59%(991억원), 2022년 64%(927억원)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메신저피싱(총 7만 7655건)을 종류별로 보면 메신저피싱 피해 신고 시 활용된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피해건인 기타(5만 2847건)를 제외할 경우, 피해 건수는 2만 4808건(831억5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톡을 통한 메신저피싱 피해 건수는 2만 3602건(771억원)으로 95%에 달했다. 피해액 기준으로는 93%정도다.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기타 피해건의 경우에도 점유율을 감안 할 때 대다수가 카카오톡을 통한 피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 3년간 메신저를 통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국민이 당한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이 메신저피싱”이라며 “금융감독당국은 메신저피싱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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