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국내은행들의 대출태도는 '5'로 나타났다.
대출태도 지수는 100에서 -100 사이에 분포하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심사가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관보다 많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지수가 음수면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양수일수록 문턱이 낮아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8 △중소기업 6 △가계주택 3 △가계일반 3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계주택 대출태도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조사 때만해도 '-(마이너스) 14'까지 떨어졌지만 3개월 새 '+(플러스) 3'으로 반전했다.
한은은 "가계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담대에 대한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확대 등 영향으로 소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대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다음달 이후부터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 산정 때 변동·혼합·주기형 대출상품에 대해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해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DSR제도'도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환대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대출의 범위가 이달부터 기존 신용대출에서 아파트 주담대, 전세대출까지 확대되면서 최근 은행권 주담대 갈아타기가 활발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별도 우대금리 조건 없이 단일금리로 연 3%대의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등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문턱도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 '-6'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8'로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은행들의 신용위험은 1분기에도 높을 전망이다. 신용위험이란 채무자 또는 채무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상환해야 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을 때 발생하는 위험을 말한다. 쉽게 말해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1분기 은행 신용위험지수는 △가계대출 28 △중소기업대출 2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기업대출 신용위험지수는 이보다 낮은 6을 기록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생명보험사를 제외한 모든 업권이 높은 대출 문턱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권별 세부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저축은행 -25 △상호금융은 -29 △신용카드사 -6 △생명보험회사 2로 나타났다.
비은행권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려는 건 조달금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과 대출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15%로 3개월 전(5.33%)보다 0.82%p(포인트) 상승했다. 같은기간 상호금융 연체율은 3.53%에서 3.73%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