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더 낮네…43조 특례보금자리론, 빠져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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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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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은행 고정형 주담대보다 1%p 높아
대환 대출 수요 꿈틀…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차주들 관심 ↑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대상은 아냐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설치된 ATM 앞에서 구동한 대출 비교 플랫폼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해 초 정부가 내놓은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대환 대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다. 최근 출시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열풍에 대환 대출에 관심이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는 3.38~5.81%로 집계됐다. 이달 초(2일)보다 하단 기준 금리가 0.1%포인트 정도 오르긴 했지만, 작년 11월 중순과 비교하면 상·하단 모두 1%포인트 넘게 떨어진 상태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단 기대감에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등 시장 금리가 빠르게 내려간 영향이다.

그 결과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려고 나온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출시 초기만 해도 주요 은행의 고정 금리보다 낮았다. 이런 금리 경쟁력에 출시 두 달 만에 전체 공급 규모(39조6000억원)의 65%가 소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고, 가계빚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기본 금리가 만기에 따라 연 4.5~4.8%(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로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1%포인트 정도 높다. 30년 만기의 경우 최대 우대 금리(0.8%포인트)를 적용받아도 연 3.9%다. 당초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시장 상황에 맞게 매달 조정하기로 했으나 금리의 기준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 등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금리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특례보금자리론 물량이 시중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금액은 43조원이었다. 건수로는 약 18만건이다. 작년 9월부터 중단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9억원 이하 주택에 제공) 차주에게는 중단 직전 달인 8월 연 4.4~4.7%의 금리가 제공됐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 중인데 시중은행 금리가 더 낮아 갈아타려 합니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차주(돈을 빌린 사람)는 “지금 적용받고 있는 금리가 4.9% 정도인데 다른 은행들의 금리가 오히려 더 많이 내려간 것 같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대환 대출 진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갈아탄다면 주의할 점도 있다. 주담대 갈아타기 후 새로 집을 샀다가 대출을 바로 갚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아도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 갈아타면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대출로 취급된다. 2018년 9월 이후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를 받을 때는 새로 집을 사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돼 새 집을 구입하면 약정 위반으로 대출 즉시 상환, 3년간 주택 관련 대출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대환 대출은 요즘 ‘핫한’ 온라인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대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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