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생활 자금인데”…원금 반토막 확정, 홍콩ELS ‘울분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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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6.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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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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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80대 노부모 요양비로 쓸 돈이었는데, 원금 반토막 문자를 받고 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원금이 반토막 난 채로 상환된다는 ‘손실 확정’ 문자 메시지를 받은 A씨의 주장이다.

홍콩H지수 ELS 상품 손실이 새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서는 2296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는데 상반기에만 10조원 규모 만기가 도래한다. 8일 처음으로 원금 손실이 확정된 후 11일 만이다. 이 기간 전체 손실률은 52.7%에 달한다.

이에 관련 소비자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3일 국회 양정숙 의원이 홍콩H지수 ELS 피해자, 금융 전문가 등과 함께 토론회를 개최해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홍콩H지수 ELS 피해자 모임 길성주 대표를 비롯해 피해자 5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홍콩H지수 ELS 투자자는 “정기예금 상품인줄 알고, 전 재산을 ELS 상품에 넣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피해자 3명의 피해사례 발표 이후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홍콩H지수 ELS 판매에 대한 금융기관의 책임소재, 금융당국 대책 마련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또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의 ‘대규모 투자손실 사태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대해부’라는 발표가 있었다.

특히, ELS 피해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길성주 피해자모임 대표가 생생한 피해 현황과 요구사항, 정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양정숙 의원은 “홍콩 지수 ELS 피해 사태가 발생한 후 하루에도 10통이 넘는 피해 호소와 사태 수습을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가 쏟아져 들어 왔다”고 했다.

양 의원은 “수 백통의 이메일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노후 생활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젊어서 성실하게 저축했던 분들이 이자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는 은행원의 말만 믿고 투자계약서에 서명했다가 원금도 보장받기 힘들다는 통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며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 토론회를 통해 이와 같은 금융사고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사는 사태 책임의 원인을 외면하고, 책임회피를 할 것이 아니라 사태 수습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 나아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내놓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15조9000억원을 은행에서 판매했다.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는데, 올해 상반기(1분기 3조9000억원·2분기 6조3000억원)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ELS 상품 구조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의 65∼70% 수준은 돼야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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