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농협중앙회장 선거… 3강 후보 모두 1중앙회 1지주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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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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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조·강호동·조덕현 후보 한 목소리
누가 당선돼도 농협 지배구조 개편 진행
부채 증대·실적 악화 등 신경분리 부작용 많아

왼쪽부터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조·강호동·조덕현 조합장. /농협중앙회 제공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3강으로 꼽히는 송영조·강호동·조덕현 후보가 모두 ‘1중앙회 1지주 체제’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나로유통,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거느린 경제지주를 중앙회가 흡수하고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만 두겠다는 것이다. 세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농협중앙회장 후보자 8명 중 4명은 선거 공약을 통해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를 합쳐 ‘1중앙회 1지주 체제’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지배구조는 ‘1중앙회 2지주 체제’로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유력 후보인 강 후보와 송 후보, 조 후보(가나다순)가 회장에 당선되면 1중앙회 1금융지주 체제로 농협중앙회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지주를 중앙회가 흡수하고 중앙회 산하에 농협금융지주만 두는 방식이다.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는 2011년까지 종합농협 체제로 경제사업과 금융사업, 교육지원사업이 하나의 법인으로 존재했다. 그러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경제사업을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를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농협을 농협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 구조로 개편하면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출범시키고 ‘1중앙회 2지주’로 개편됐다. 당시 13개 경제자회사와 경제사업을 경제지주에 단계적으로 이관했다.

그러나 신경분리 단행 후 농가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경제지주 성장률은 후퇴했다. 경제지주 실적은 계속 내리막을 걷다가 2022년 3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계열사별 농업지원사업비 부과액은 농협금융지주 4927억원, 농협경제지주 475억원으로 사실상 금융지주가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신경분리 여파로 농협중앙회는 13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았다.

경영의 비효율성도 현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계열사에 대한 중앙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표들이 자율적으로 경영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개편은 농업협동조합법을 개정해야 한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 간에 이견이 나올 수도 있다. 또 지배구조를 개편할 경우 중앙회장의 권한이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두 체제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라는 신경분리의 목적은 결국 실패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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