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따라잡자”… 금융 당국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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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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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부양책 벤치마킹
상장사 가치 높여 저평가 해소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도입한다. 지난해부터 주주 친화 정책을 시행해 온 일본은 이례적인 증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1년 새 닛케이 지수는 30% 넘게 오른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1%대 오르는 데 그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증권업계와 가진 간담회에서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가 올해 업무 추진 계획에서 언급한 증시 부양책을 다음 달 중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상장사가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토록 하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를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장사들의 주요 투자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시가총액, 업종별로 비교공시 하도록 해 상장사가 스스로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도쿄 증권거래소는 일본 상장기업의 PBR과 ROE가 해외 기업 대비 낮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PBR이 1배를 밑도는 기업에 대해 경영 개선 방안 공개를 요청했다. PBR은 기업이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작으면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도쿄 증시 상장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미쓰비시와 캐논은 각각 3000억엔(약 2조7000억원), 1500억엔(약 1조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올해부터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조치 사항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한 기업 명단이 매달 공표된다. 주주 가치 제고를 공시한 기업은 1년 전 20%에서 40%로 증가했다. 2022년 말 51%였던 PBR 1 미만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말 44%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자사주 제도 개선과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도 예고했다. 일정 규모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자사주를 처분할 때 처분 목적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장사 주식을 25% 이상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총 지분의 50%와 1주 이상을 공개 매수하도록 하는 안은 국회에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일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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