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BK맨' 전면에 내세운 홈플러스…매각 드라이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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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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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인수 주역인 김광일 부회장 대표로 선임
펀드 만기 1년 남아…엑시트 전략 속도
대형마트 규제 폐지 시 경쟁력 강화 긍정적
홈플러스 매장 전경. (사진=홈플러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홈플러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8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홈플러스 매각 작업에 속도가 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는 김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면 보다 수월하게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경영진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MBK파트너스 측 인사를 홈플러스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또한 이제훈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조주연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내부 인물을 대표이사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각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 부임한 김 부회장은 MBK파트너스가 2015년 당시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당시 7조2000억원의 몸값을 자랑했던 홈플러스 인수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딜’로 주목을 받았다. 인수와 동시에 홈플러스가 추후 재매각되면 유통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MBK파트너스는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홈플러스 엑시트에 성공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PEF들은 기업 인수 후 5년 안에 기업가치를 올리고 재매각에 나서 엑시트를 한다. 예상보다 늦어지는 엑시트에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의 실패한 포트폴리오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급부상한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유통업 전반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홈플러스는 실적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1년 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기준 영업손실 133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2602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홈플러스의 재무부담이 과도해지자 MBK파트너스는 점포 매각으로 자산유동화에 집중하며 매각 대금 대부분을 인수금융 상환에 활용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인수대금 7조2000억원 중 약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인수금융 변제에 집중하고 있을 동안 홈플러스가 경쟁력을 제고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 만기가 10년으로 관측되고 있어 투자금 회수가 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단행한 홈플러스의 새 인사는 MBK파트너스가 경영 일선에 나서 적극적으로 출구전략을 세우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 폐지를 추진하는 등 유통업계 규제를 완화하는 기조를 보이면서 홈플러스의 ‘새 주인 찾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산업이 사양화하면서 전반적인 경쟁력이 줄었는데 의무휴업일 폐지와 영업제한 시간 외 온라인 배송이 허용되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배송 허용은 온라인 사업자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는 사업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 업계 전반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올해 오프라인 매장 규제 완화로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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