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부진에 겨우 1%대 성장…올해도 곳곳 '암초'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최저치 기록
고금리·고물가에 소비·투자 '꽁꽁'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도 변수
부산 남구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뉴시스
[데일리안 = 김효숙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와 수출이 부진하면서 힙겹게 1%대 성장을 기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다만 올해 역시 2%대 성장도 위태로울 전망이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금융 불안도 상존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는 등 곳곳에 암초가 놓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GDP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직후였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2.8%)과 수입(3.0%)은 둘 다 늘어났지만, 증가폭이 축소했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수출 증가폭이 수입 증가폭보다 작았다.

문제는 올해 우리나라 경기 회복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우선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민간소비 여력이 더 닫힐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물가가 안정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1∼11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2013년(-3.1%) 이후 20년 만에 '마이너스'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도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투자도 부진할 전망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면서 건설투자가 위축된 데다 역시 기업들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4.2% 감소했는데 2012년 1분기 이후 11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 국장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내수 부진이 하방 요인으로 수출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해 전체적으로 2%대 초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소비심리지수가 개선됐어도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세가 둔화됐고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다. 중동 확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물류 선박이 통과하는 홍해 길이 막히며 물류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물류 비용은 물론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수정경제전망에서 하마스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내년 성장률이 1.9%로 낮아질 수 있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놓은 바 있다.

첩첩산중 악재 속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내려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올해 전망치를 2.3%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0.1%p씩 두 번 내려 2.1%로 수정했다.

정부와 한은이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수출이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면서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는데,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3억3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며 특히 반도체가 수출액 전체 19.7%를 차지하며 이끌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월간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신 국장은 "올해도 반도체 중심으로 IT 경기 개선이 수출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